국내에서 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루 수십명씩 의심 혹은 확진환자가 생겨나 조만간 환자 수가 1,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심각한 증세를 드러낸 경우가 없고 사망환자도 발생하지 않아 '신종플루 안전 국가'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신종플루의 발생 및 감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환자들 가운데는 외국에 다녀오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실도 없는데 발병한, 소위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아 방역체계의 전환은 불가피해 보인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의 발생을 차단하는 노력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사전 검역과 환자 격리에 치중하던 방식을 재고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처럼 예방보다 치료에 치중하고,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특별한 질병을 보유한 환자만 격리 치료한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의 상황 추이로 볼 때 일상적 계절독감과 같은 수준으로 대응해도 된다는 당국의 판단을 믿고 존중한다.
하지만 안심과 해이는 금물이다.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이 낮고,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효과를 보고 있다지만 원인과 항체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사태를 겪으면서 방역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졌다고는 하나 완전할 순 없다. 올 봄 신종플루가 시작되었을 당시 더위가 시작되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오히려 늘었고 지역사회 감염까지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김치 등 발효식품을 많이 먹어서 안전하다느니, 감기약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 여전히 전염성이 강하고 다른 질환과 합병증을 일으킬 경우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초적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유사한 증세를 느끼면 즉시 신고해 치료를 받아야 완전한 '신종플루 안전 국가'에 이를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