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쌍용차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농성 60일만에 출근한 임직원들은 본관 건물에 들어서면서 "감개무량하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 고생을 드러냈다. 임직원들은 각자 사무실에 들러 파손된 시설을 정비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었지만 코 앞에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공장이 있어 못내 불안한 눈치였다.
실제 평택공장 1∼5층 창문 상당수는 노조가 쏜 볼트와 너트 등에 맞은 듯 파손돼 있었다. 사무실 안의 집기도 어지럽게 널려있었으며 PC 등도 먼지를 자욱하게 뒤집어 쓴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PC는 하드가 제거된 상태였다.
하지만 사무실이 우려만큼 훼손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 파트의 한 연구원은 "1차 시설 점검결과 다행히 복구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일부 점검만 마무리하면 당장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택공장의 핵심으로 설계와 기술관리를 담당하는 본관 2층과 4층 연구소는 문을 잠근 채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나머지 층의 구매, 총무, 시설관리, 전산담당 직원들도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부 사무실은 어둠이 깔리는데도 불을 켜지 않는 등 200여m 떨어져 있는 도장공장을 의식하는 분위기였다. 불을 켤 경우 노조측에서 볼트 등을 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본관 건물과 연구동에 들어간 1,000여명은 이날부터 조를 짜 철야근무에 나서며 노조의 돌발행동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밝혔다.
이날 현장에 들른 쌍용차 협력사 김모씨는 "일단 정상조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면서 "아직 점거농성을 해결하지 못한 만큼 노사와 정부가 힘을 합쳐 조속한 공장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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