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에 휘말려 검찰총장 후보직을 사퇴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퇴임식을 갖고 24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했다.
이날 퇴임식은 관행대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2층의 대강당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오전 8시30분께 비공개 약식 퇴임식으로 형식이 갑자기 변경됐다. 검찰 간부의 퇴임식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천 지검장은 청사 6층 소회의실에서 부장, 과장 이상 간부 4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퇴임식을 가졌다. 그는 두 페이지 분량의 짧은 퇴임사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과 검찰 조직에 심려를 끼쳐 참으로 송구하며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며 "검찰을 떠나더라도 검찰 발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천 지검장은 마음을 정리한 듯 차분하게 퇴임식 행사를 진행했다"며 "검찰이 할 일이 많은데 혼자 검찰을 떠나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퇴임식 분위기를 전했다.
퇴임식 직후 천 지검장은 1층 현관을 통해 청사 밖으로 나와 잠시 사진촬영에 응했다. 13일 청문회 이후 처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 지검장은 담담한 표정이었으나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듯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그는 "그 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도열한 검찰 간부들에게 인사한 뒤 승용차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전 직원이 청사 밖으로 나와 지검장을 떠나보냈던 그 동안의 환송 관행과 달리 이날은 부장검사 이상 간부 30여명만 착잡한 표정으로 도열해 천 지검장을 환송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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