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커리드 지음ㆍ최지아 옮김/쌤앤파커스 발행ㆍ376쪽ㆍ1만2,000원
뉴욕을 특별한 도시로 만든 비밀의 주인공, '크리에이티브'(창조력)의 핵심을 파고 들어간다. 앤디 워홀, 바스키아 등 뉴욕의 영웅들과 소호, 첼시 등 그곳의 특별한 구역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이 책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꽃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부한다.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저자가 가장 중시하는 대목은 길거리문화부터 순수예술까지, 뉴욕의 창조자들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들어가면서 새 문화를 엮어온 역사와 방식에 있다. 셀러브리티(최신 유행을 주도하는 유명 인사들), 트렌드세터(새로운 유행이나 흐름을 이끄는 사람들)들이 말하는 "매혹적이고 섹시하며 쿨하다"는 가치가 경제와 사회의 잣대로 정리된다. 거기에 '흠잡기 좋아하는 비평가들의 비난'까지 더해져 뉴욕은 완벽한 생산ㆍ소비 구조를 구축한다.
저자는 뉴욕의 문화를 사회적 현상과 연관지어 독특한 예술론을 만들어낸다. 뉴욕이 창조력의 중심지라는 명맥을 이어가는 이유를 문화와 경제의 긴밀한 관계맺기로 보는 그는 대중음악계의 대부 퀸시 존스의 말을 빌어 뉴욕의 요체를 압축한다. "우리가 하는 것은 음악이 아니라 사회학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교 네트워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래퍼들은 흔히들 함께 어울려 랩을 하다가 그룹으로 결성되곤 한다."(273쪽)
이 책의 생동감은 100여명의 뉴욕 예술가들을 인터뷰한 저자의 발품 덕이다. 말미에는 뉴욕의 중요 문화ㆍ예술계 인명 사전, 클럽 사전 등을 둬 자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1850년대를 기점으로 뉴욕의 주요 문화 양상을 연대별로도 정리했다. 1850년대 이래 지금까지, 10~20년 단위로 뉴욕의 예술적 변동사를 정리한 이 대목은 뉴욕을 체계적으로 개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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