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입시 전과정을 책임지는 고액의 사설 입시 컨설팅이 날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컨설팅 서비스는 대개 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8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하는데 입학처장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들어야 하는 과목, 배워야 할 악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조언해준다. 컨설팅 패키지의 가격은 어지간한 대학의 일년치 등록금과 맞먹는 최대 4만달러에 이른다. 미국 사립교육컨설턴트협회에 따르면 등록 컨설턴트가 최근 3년 사이에 2,000명에서 5,000명으로 증가했다.
고액의 비용을 받는 이들 컨설턴트는 대부분 유명 대학에서 실제 입학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출신이다. 다트머스대학 입학 담당자였던 에르난데스는 현재 자신의 서비스를 받는 학생이 학년 당 많게는 25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매년 8월 보스턴의 한 호텔에서 입시 관련 캠프를 여는데 정원은 40명이며 비용은 1만4,000달러 수준이다.
학부모들은 특정 대학 출신 컨설턴트와 계약하면 해당 대학의 입학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30년간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입학처장으로 일했던 리 스텟슨은 "입학 과정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을 주겠지만 입학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라고 말한다. 스텟슨 역시 2007년 퇴임 후 입시 컨설팅에 뛰어들었다. 고교 2학년 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스텟슨으로부터 제공받는 컨설팅 패키지는 가격이 1만5,000달러에 이른다.
NYT는 이처럼 입시 컨설팅이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자격 미달 컨설턴트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입학 사정 업무를 담당했다고 경력을 속이는 컨설턴트가 많다는 것이다. 패키지당 3만달러를 부과하는 아이비석세스의 빅토리아 샤오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990년대 후반 코넬대학에서 입학 담당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NYT의 확인 결과 그런 이름의 직원은 없었다. 포모나대학의 입학처장 브루스 포치는 "입학 담당자에게 로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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