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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더블딥 우려 '쏙' 자산가격 '쑥'…경제,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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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더블딥 우려 '쏙' 자산가격 '쑥'…경제, 희망이 보인다

입력
2009.07.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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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올 초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때마다 "혹시 경기 반등의 신호가 아닐까"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마치 튀어 올랐던 공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러기를 수 차례. 바닥 다지기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한 차원 다른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최악은 넘겼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비관론자들은 조심스레 기존 입장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지 근 1년. 이제 글로벌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 비관론이 자취를 감추다

회복의 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지금 세계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경기 회복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은 이미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 선진국 경제도 아직 회복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경기 후퇴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주 뉴욕증시가 주목한 건 CIT은행 파산 우려 등 부분적인 악재보다 쏟아진 각종 호재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2.0~-1.3%에서 -1.5~-1.0%로 상향 조정했고,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도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골드만삭스, 인텔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도 고무적이었다. 비록 스스로 발언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긴 했지만,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미국 경제 침체가 올해 말에 끝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지금의 상황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다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위용을 갖출 태세다. 올 2분기 성장률은 전문가 예상을 뒤엎은 7.9%. 1분기 성장률(6.1%)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르면 4분기에는 두 자릿수 성장세에 재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 역시 올 2분기를 저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달라진 국내 분위기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전기 대비 2.3%로 점쳐진다는 한국은행 전망은 꽤 고무적이다. 생산, 소비, 수출, 그리고 비록 희망근로 프로젝트 효과라고는 하지만 이젠 고용 지표까지 부분적이나마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증권, 펀드, 부동산 등 각종 국내 자산가격은 최근 들어 작년 9월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17일 현재 코스피지수(1,440.10)는 작년 8월말(1,474.24) 수치의 97.7%, 15일 현재 부동산 가격은 작년 8월 중순을 100으로 봤을 때, 98.4 수준까지 올랐다.

불경기를 맞아 크게 늘어났던 부도업체 수는 당국의 유동성 공급과 보증확대, 대출만기 연장 등 조치에 힘입어 6월 125개로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작년말 3,300개까지 떨어졌던 신설법인 수가 경기회복 기대감을 타고 지난달 5,300개나 늘어 창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더블딥 가능성이 없다는 한은 진단에 대체로 동의한다"며 "전체적으로 경기 변동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회복의 강도다

국내외에서 최악의 비관론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경기 회복을 낙관할만큼 여유로운 상황은 못 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수차례 숨어있는 지뢰가 터지고, 수습되는 과정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형 악재가 터질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경기 회복에 저항하는 중소형 악재들은 여전히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미국의 경우 실제 수요가 얼마나 강하게 되살아 날 것인지, 동유럽과 영국 등의 금융 불안이 다시 재연되지는 않을지, 전세계적으로 높은 실업률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다시 악화될 가능성은 많이 줄었지만, 그렇다고 빠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원도 "이번 위기의 성격은 6개월만에 끝날 성격이 아니다"며 "지금 보여지는 긍정적 지표들을 인정하지만 완전한 추세로 자리잡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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