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가 있는 여행이 인기라지만, 휴가철을 코앞에 두고 여행의 색다른 주제를 찾는 일은 어쩌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지 모른다. 이럴 때 관심을 가져 볼 만한 게 매년 여름 열리는 각 지역 공연축제다. 특별한 테마가 있는 여행, 그리고 문화생활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줄 괜찮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9회째를 맞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www.stt1986.com)에서는 검증된 창작극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연출가 이윤택씨가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의 제작소이자 쉼터인 경남 밀양시 밀양연극촌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다. 올 축제는 23일부터 8월2일까지 이어진다.
밀양연극촌 개관 10주년인 올해의 주제는 '밀양에서 만든 연극'. 개막작인 신작 '약산 아리랑'(작 박현철ㆍ연출 남미정)은 밀양 출신 항일독립투사들의 활약상을 그린 가극이다.
가족뮤지컬 '삼신할머니와 일곱 아이들'(작 이강백ㆍ연출 김미숙)은 연희단거리패와 밀양시민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밀양연극촌이 제작한 뮤지컬 '이순신'(작ㆍ연출 이윤택), 밀양 출신 배우 손숙의 대표작 '손숙의 어머니' 등도 무대에 오른다.
미추의 '리어왕', 여행자의 '십이야' 골목길의 '햄릿' 등 대학로 대표 극단들의 셰익스피어극도 '셰익스피어 난장'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다. 신종플루 확산의 우려로 거창국제연극제 등 경남도내 국제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된 가운데 일본 2팀, 독일 1팀의 해외 초청 공연은 국내 작품들로 대체됐다. (055)355-2308
■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 기념 행사로 출발해 13회째를 맞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theatre.shcf.or.kr)는 8월 15~23일 화성행궁 앞 광장무대와 KBS수원아트홀,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 수원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옛 궁중 잔치를 현대화한 '하야연'(연출 이병훈),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연출 김학민) 등 국내 작품 11편을 포함, 총 6개국 16개 초청작이 공연된다.
외국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별했다. 인도네시아의 인형극 연출가 키 엔투스의 '데와루치'는 전래동화를 각색한 작품이며, 호주 극단 스트레치MK1의 팬터마임극 '애벌레의 꿈'에는 독특한 조형물과 인형들이 등장한다.
또 러시아 단체 씨어터 프락티카의 그림자 인형극 '내가 만드는 동화', 가족의 의미를 담은 이탈리아 극단 로디지오의 '가족사', 스위스 배우 오스카의 퍼포먼스 '전원 탑승' 등이 공연된다.
'시민축제'를 표방하는 만큼 공식 초청작 이외에 4편의 시민연극 공연, 교육연극 워크숍, 학술 세미나, 설치미술전 등 부대 행사도 풍성하다. (031)238-6496
■ 춘천아트페스티벌&인형극제
호반의 도시 춘천의 여름은 그 어느 곳보다 문화의 낭만으로 가득하다. 야외공연예술축제 춘천아트페스티벌(www.ccaf.or.kr)이 8월 5~8일 춘천시 어린이회관에서 열린다.
뜻을 함께하는 공연 기획자와 창작자, 스태프들이 개런티를 받지 않고 참여하는 기부 축제이기 때문에 무료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즈밴드 강선아 퀄텟, 기타리스트 김광석, 블루스 보컬리스트 강허달림, 무용가 하용부 등이 출연한다. (033)251-0545
아이들을 동반하는 휴가 일정이라면 제21회 춘천인형극제(www.cocobau.com)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겠다. 8월 11~16일 춘천인형극장 등지에서 열리며 9개 공식 초청 단체를 비롯한 5개국 77개 극단이 130여회의 인형극을 펼친다. (033)242-845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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