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5월 말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유보했던 2개 그룹의 상반기 실적을 검토, 체결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KBS 방송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 "지난해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재무구조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그룹 중 조선업종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3곳과는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지 않았고 나머지 2곳은 체결을 유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선업체는 선수금이 들어오면 자산과 부채가 같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외했고, 나머지 2개는 당시 상황이 괜찮다고 봤기 때문에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4월 말 채권은행들은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를 진행, 14개 그룹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이중 3개 그룹은 업종 특수성 등을 감안해 MOU 체결 대상에서 제외됐고, 최종 체결 대상으로 떠오른 11개 그룹 중 2개 그룹은 체결이 유보됐다.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악화가 주로 환율과 유가 급변 등 일시적인 외부 변수 때문이라는 이유로 체결이 유보됐고, 웅진그룹은 자체적인 재무 개선 노력을 인정 받아 주채권은행과 재무개선 약정보다 한 단계 낮은 자율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또 감독당국이 은행들의 대기업집단 재무구조평가에 개입할 근거가 있느냐는 지적에 "감독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감독규정상 보고를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개입할 근거가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올해 초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는 측면이 있어 자금지원을 독려했다"며 "중소기업 지원 방침은 유지하겠지만, 구조조정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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