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가 쓴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를 아주 재밌게 읽고 있어요." 역사가>
_ 왜 이 책을?
"그분이 쓴 <궁궐의 우리 나무> 가 워낙에 좋았어요. 우드 애나토미(Wood Anatomy), 즉 목재형질학을 전공하신 분인데, 우리나라 문화재와 관계된 나무의 전문가죠. 백제 무령왕릉의 관재가 일본 나무인 금송이라는 걸 밝혀내신 분이에요." 궁궐의>
_ 이 책의 좋은 점은?
"그동안 목재문화재를 다룰 때 나무의 외형만 갖고 얘기했다면, 이 책은 원재료의 속성까지 밝혀줍니다. 인문과학 전공자들이 자연과학에 약한데, 이 분 책은 인문학적 시각에서 쓴 책이라 아주 유익하죠."
_ 인상적인 대목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우리나라 남쪽에서만 나는 산벚나무와 돌배나무 등으로 만들어졌다는 부분을 읽는 순간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고려 왕조가 피란갔던 강화도에서 자작나무로 만들어 해인사로 옮겼다는 게 통설이었잖아요. 도대체 팔만대장경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길래 오늘날까지 형질 변경 없이 이렇게 잘 보존될 수 있는 건지 누구나 궁금할 텐데, 이런 궁금증을 아주 속시원하게 목재형질학으로 규명해줬죠. 이젠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인문과학을 하는 사람들한테도 자연과학적 상식을 '조기교육' 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걸 밝혀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추천한다면?
"미술사나 고고학 전공자에겐 '필독의 서'이고, 나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무가 역사ㆍ문화적으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면 그 나무와 더 친해질 수 있어 좋을 것 같네요. 물푸레나무를 볼 때 도리깨 같은 농기구나 곤장에 사용됐다는 걸 알고 보면 전과는 완전히 달라 보이거든요. 학생을 가르칠 때도 이름을 알고 가르치는 것과 모르고 가르치는 것은 교육적 내용에서 큰 차이가 나요. 답사나 여행을 가서도 산이나 길가에 있는 나무의 이름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고…. 이름에 더해 쓰임새까지 알면 그건 마치 가정방문까지 한 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는 - '역사의 비밀을 간직한 하드디스크' 나무 문화재, 그 안에 켜켜이 쌓인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다룬 책. 김영사 발행(2004)ㆍ265쪽ㆍ1만3,900원. 역사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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