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하루 빨리 돌아가 애인과 결혼하고 싶어요…정부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조속한 철군을 촉구해주세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18일 자신들이 억류하고 있는 미군 포로가 '무사 귀국'을 간절히 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국방부는 동영상 속의 인물이 6월 30일 아프간 동부 미군기지 근처에서 실종된 아이다호주 출신 보위 R. 버그달(23) 일병이라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현재 버그달 일병이 '실종'에서 '작전 중 포로' 지위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28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탈레반 조직원이 버그달 일병을 영어로 심문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회색 옷차림의 포로는 머리를 삭발했으며 수염이 약간 자란 모습을 하고 있다. 버그달 일병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사기가 매우 낮다며 "고향에 돌아가지 못할까 봐 두렵다"고 밝혔다.
그는 고향의 가족과 애인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너무 그립다"며 흐느끼는가 하면, 미국인들을 상대로 "국민이 목소리를 높여 나를 포함한 미군들이 하루빨리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동영상은 심문자의 질문과 포로의 대답 사이가 군데군데 끊겨 있어 편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아프간 현지 경찰은 버그달이 파키스탄 접경지역의 탈레반 무장세력 시라즈 하카니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군은 하카니 조직이 지난해 7월 카불 주재 인도대사관 폭발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영상 공개 후 카불 주재 미군 사령부는 "버그달 일병의 무사 귀환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버그달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면 2만5,000달러를 대가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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