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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승현 사건' 나몰라라, 총재님은 미국 출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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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승현 사건' 나몰라라, 총재님은 미국 출장중

입력
2009.07.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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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서는 금요일(17일) 오후에 접수했다. 그러나 지휘부가 부재중이어서 밀봉한 채로 금고에 보관 중이다. 총재님은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 따라서 아직 답변서의 내용은 아무도 모른다. 본격적인 조사는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에 시작될 것이다."

19일 저녁 김인양 한국농구연맹(KBL) 사무처장의 말이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눈을 부릅뜨고 KBL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농구팬들을 대놓고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른바 '김승현 사단'이 벌어지고 난 뒤 KBL이 이면계약 의혹을 받고 있는 대구 오리온스 측에 공문을 발송한 게 지난 10일이다. 김승현(30ㆍ오리온스)이 이면계약서로 알려진 문서를 KBL에 내던지고 온 지는 2주일 가까이 흘렀다.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실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대국민 코미디'를 펼쳤지만, 이미 양 측의 행동은 이면계약이 있었음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썩을 대로 썩어빠진 프로농구의 현실을 개탄하며 농구팬 모두가 KBL의 신속한 조사를 바라고 있지만 KBL은 여전히 나몰라라다.

전육 KBL 총재는 18일 저녁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했다. 오리온스의 답변서가 KBL에 접수된 지 24시간이 지나서다. 그러나 전 총재는 금요일 오후에 사무실을 비웠고, 토요일 오전은 휴일이라는 이유로 답변서를 외면했다. 그저 자신이 '막대한 임무'를 띠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기에 바빴다.

설사 금요일 오후 총재가 자리를 비웠어도 전국민적인 이목이 쏠려있는 오리온스의 답변서를 재빨리 검토하고 전화 상으로라도 보고했어야 했다. 근본적으로 오리온스의 답변서 조사를 위해 출국을 미뤘어야 함이 당연하다.

농구팬과 언론의 잇따르는 질타가 모두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이미 사랑에 빠진 전육 총재와 심용섭 단장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라는 모 구단 관계자의 비아냥이 라스베이거스까지 전해질지 의문이다.

'김승현 사태'를 '금고'에 꼭꼭 가둬놓고 '일단 내빼버린' 전 총재는 휘황찬란한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 무슨 노력을 하는지, 모든 농구팬들이 주시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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