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골프장 평일 무단 골프 사태에 연루돼 기소된 군의관 등 현역 군인들 대부분이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관들에 대한 무더기 구속수사로 시작된 이번 수사가 애초부터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 검찰단이 기소한 평일 무단 골프 대상자 50명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이 최근 종료됐다. 50명 중 군의관이 48명이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의 1심에서 50명 중 42명이 선고유예를, 8명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항소로 진행된 고등군사법원 2심에서는 8명 중 1명이 추가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결국 90%에 가까운 43명이 선고유예, 나머지 7명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모두 풀려났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3년 간 평일에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지를 이탈해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군인 중 5회 이상인 50명을 선별, 이 가운데 3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14명을 구속 기소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군인 중에서도 다수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것이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한 경우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으로, 유예기간을 무사히 지내면 면소(免訴)돼 유죄판결 선고가 없었던 것이 된다. 무죄를 제외하면 재판부의 판결 중 가장 가볍다. 법조 관계자는 "재판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게 아니라면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군 안팎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지나친 강경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수사가 시작된 3월 군의관 21명이 무더기로 구속됐다가 곧 6명이 풀려나기도 했다.
국방부는 또 4월 추가 수사 결과 발표 당시에도 평일 무단 골프 10회 이상인 26명을 구속 대상자로 분류했다고 밝혔으나, 기소 시점에서는 그마저 14명으로 줄었다. 국방부 검찰단 관계자는 "기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근무지 무단이탈의 고의가 있는지를 살피다 보니 무단 골프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사태 초기 군의관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인해 형평성 논란이 일자, 전 군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4월 군의관 134명을 포함한 현역 군인 184명을 적발했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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