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에서 목욕을 하던 초등생 3명이 순간온수기에서 새 나온 가스에 질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18일 오후 5시께 경북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최모(77ㆍ여)씨 사과 밭 농막 간이욕실에서 정모(10ㆍ대구 북구)양 자매와 이종사촌인 김모(11)양 등 최씨의 외손녀 3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정양 자매는 숨지고 김양은 중태다.
정양 어머니 김모(46)씨는 "욕실에서 신음소리가 들려 확인해 보니 아이들이 쓰러져 있고 심한 가스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께 두 자녀와 조카를 데리고 친정어머니 사과 밭에 가 일손을 돕고 있었고, 어린이들은 과수원에서 놀다 가로 1.5m 세로 1.1m에 변기와 샤워기, 프로판가스용 순간온수기가 설치된 간이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욕실안 순간온수기가 외부와 연결된 별도의 흡ㆍ배기구가 없는 '개방형' 연소기인데다 욕실 출입문과 벽면의 작은 창문이 모두 닫혀 있었던 점에 비춰 순간온수기 배기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고 19일 오후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온수기가 자격 있는 업자가 설치 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가스 순간온수기에 의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가정집 욕실에서 A(16)양이, 2006년 12월에는 B(27ㆍ여)씨가 숨졌다. 또 2005년 1월에는 C(23)씨 모자가 순간온수기로 샤워를 하다 C씨는 숨지고 4살난 아들은 중태에 빠졌다.
공사측은 "좁고 밀폐된 욕실에 설치된 가스 순간온수기가 산소 결핍으로 불완전연소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어린이들이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스는 등유와 달리 불완전연소를 해도 냄새가 잘 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반드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가동해야 하며 환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위=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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