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나?'
한차례 추락(13일)했던 우리 증시가 재부상하고 있다. 조정국면이란 진단은 싹 사라지고 추가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분위기는 자못 화려하다. 코스피지수는 박스(1,360~1,445) 상단을 뚫을 기세(17일 1,440.10)고, 13일의 폭락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17일까지 3일간 1조2,0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현물의 바로미터인 선물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꼬이기만 했던 투심과 수급, 실적 등 3박자가 언제 그랬냐는 듯 어우러진 모양새다.
그러나 고민은 깊어진다. '2개월남짓의 지루한 박스를 돌파하고 '레벨 업' 할 수 있을까'라는 핵심질문엔 뾰족한 답이 없기 때문. 전문가들은 "오를 수는 있으나 완만하게, 올라도 큰 기대는 하지 마라"는 애매한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3분기가 고점이 될 거란 믿음엔 변함이 없다.
현시점에선 몇 가지 관전포인트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
우선 실적. 2분기 실적발표 기간인데도 시장은 3분기 실적에 더 목을 매고있다. 상승동력이 될지, 하락압력이 될지 가늠해야 하기 때문. 다행히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32.65%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 4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 다른 신흥아시아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의 레벨 업(최고 1,600)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미국. 상반기엔 어긋난 흐름(탈동조화)을 보였지만 추가상승을 위해선 미국 증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시 박스(8,000~8,900)에 갇힌 다우존스지수가 이를 뚫어야 우리 증시도 1,54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기대가 낮았던 탓에 가장 부담 없는 실적시즌을 맞고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는 몰라도 미국의 3분기 실적은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도 무시할 수 없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환율이 유지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이 완만하게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실적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것"이라고 봤다.
종합하면 3분기 우리 증시는 1,540~1,600까지 추가상승이 가능해보인다. 다만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실적이 인상적이지 않아 박스를 한번쯤 뚫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적이 중요해진 만큼 전문가 대부분은 상승의 선봉으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낙점했다. 금융(은행 증권)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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