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승마사업에 진출했다. 마사회 독주의 '말(馬)'산업도 이제 경쟁체제로 접어들게 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18일 경기 안성시 안성목장에 실내외마장(실내 1,960㎡ㆍ실외 3,000㎡)과 승마용 말 13두를 갖춘 승마센터를 개장했다.
농협 관계자는 "승마장 운영은 말 산업 진출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말산업이 커지고 말 수요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축산농가에 승용마 생산 인프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농에서 말 사육으로 전환하는 농가를 지원하고, 말 사육 농가에 승용마 인공정자를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의 승마산업 진출은 '경마'일변도의 말 산업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상 말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마사회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가 나타난 셈이다. 마사회도 올들어 4대강 유역에 승마장 8곳을 세우기로 하는 등 승마 대중화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승마산업의 파이는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다.
아직 기업들은 말산업에 본격 참여하고 있지 않다. 승마단을 운영하는 삼성 한화 등도 승마장을 일반에는 개방하지 않고 있다. 경북 영천, 경남 함안 등 지자체들이 최근 대중 승마장 운영에 나서고 있는 정도. 승마장도 전국에 200여개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신고된 곳은 68곳으로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다.
하지만 말 산업, 특히 승마산업에서의 경쟁 레이스는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도 말 산업 육성을 위해 경마 중심에서 생활승마 및 관광 등 레저시장을 키우기로 하고, 관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말산업육성법(가칭)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민소득 향상 추세를 보면, 승마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승마인구를 현재 2만명에서 2013년 5만명으로 확대하는 등 말산업을 축산과 레저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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