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민금융 지원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예전에는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저신용자들이 소액이나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서민 대출의 개인별 한도는 수백만원 정도로 적지만 신용등급 7~9등급의 저신용자들도 담보 없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에게 맞는 대출은 무엇이며, 어디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정부보증 신용대출
정부보증 신용대출은 중소기업청이나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 부처가 신용보증기관에 지원금을 출연하고, 이 보증을 바탕으로 주로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이 신용 7~9등급으로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대출해 주는 상품을 말한다. 중소기업청이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대한 정부 출연금을 크게 늘림에 따라 하반기 정부보증 신용대출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는 신용 7~10등급의 영세 자영업자와 무점포ㆍ무등록 사업자에 대한 보증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금리는 연 7%대. 계약직이나 비정규직을 포함한 7~9등급 근로자들을 위한 대출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는데, 연 8%대의 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빌려준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지만 재산(2억원 미만)이 조금 있다면 재산담보부 생계비 대출을 요청해 볼 만하다. 최대 1,000억원을 연 3% 이자로 빌려준다.
시중은행 소액서민대출
그동안 7~9등급의 저신용자들은 담보 없이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주도로 올 들어 14개 시중은행들이 시작한 '희망홀씨' 대출 캠페인을 통해, 최저 6%대~최대 20%대 미만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캠페인을 시작한 3월에는 실적이 저조했지만 점차 늘어 지난달에는 5월(541억원)의 두 배인 1,137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하반기 서민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은 저신용자,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는 일종의 사회운동이기 때문에 담보나 보증 없이도 3% 전후의 저리에 자금을 빌려준다. 일반 금융기관과 달리 담보능력보다 주로 대출자의 기술력, 사업성, 상환 의지, 성실성 등을 고려해 지원자를 선정하며, 대출 후에도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사업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돕는다.
2000년 사단법인 '신나는 조합'이 첫 대출을 시작한 이후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은 10년 만에 10여곳으로 늘었다. 국내 최대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은 올해 3월 기준 누적대출금액이 160억여원, 지원건수가 740여 건에 이른다. 민간 기관 외에도 복지부와 서울시가 각각 '희망키움뱅크', '희망드림뱅크'를 통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하고 있다.
대부업체ㆍ사채업자 밖에 갈 곳이 없다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최하위 신용등급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금리는 아니지만 대부업체나 무등록 사채업자에 비하면 훨씬 낮은 연 20~30% 금리에 대출해 주는 기관도 있다.
'한국인터넷금융'은 급전이 필요한데 대부업체나 사채밖에 기댈 곳이 없는 최하위(9, 10등급) 신용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 단위 단기상환조건으로 최대 300만원까지 빌려준다. 웹사이트(www.oneclick.com)에 자신의 사연과 상환 계획을 올리면 투자자들과의 질의응답을 거친 뒤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포도재무설계'는 전문적 상담을 거쳐 10등급 저신용자에게도 대출을 해 주며, 4개월마다 상담 후 금리를 2%포인트씩 차감해 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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