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작곡가 고 안익태 선생의 부인으로 2월 16일 스페인에서 별세한 마리아 돌로레스 딸라베라(로리타 안) 여사의 유해가 오는 21일 남편이 묻혀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합장된다.
외교통상부는 16일 딸라베라 여사의 유해를 안익태 선생 묘에 합장하기 위해 고인의 셋째 딸과 손자 손녀 등 유족 5명이 19일 방한한다고 밝혔다. 합장식은 국가유공자 2묘역에서 21일 오전 10시30분 유족과 외교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스페인 백작의 딸이었던 딸라베라 여사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고 당시 유럽에서 신진 지휘자로 명성을 날리던 안 선생의 오랜 팬이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을 피해 스페인으로 온 안 선생과 1946년 7월 결혼했다. 안 선생은 그해 지중해에 있는 마요르카 섬의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가 됐고 딸라베라 여사도 이때부터 마요르카에 살아왔다.
안 선생이 65년 9월 향년 59세를 일기로 바르셀로나에서 작고한 뒤에도 딸라베라 여사는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스페인에서 살았다.
안 선생은 62년 아내를 위해 <흰 백합화> 를 작곡했는데 악보에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나를 기억해 달라'는 친필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딸라베라 여사는 72년 안 선생의 일대기인 <나의 남편 안익태> 를 펴내기도 했다. 나의> 흰>
딸라베라 여사는 특히 2005년 한국을 방문해 당시까지 논란을 빚어 오던 애국가 저작권을 한국 정부에 무상으로 기증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2006년 12월. 안익태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에 참석한 그는 "남편이 그랬듯이 우리도 늘 한국을 그리워한다"고 말했었다.
딸라베라 여사는 2월 16일 마요르카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였다. 그는 평소 남편과의 합장을 원했고 유족과 정부는 그 뜻에 따라 이번에 합장식을 갖게 된 것이다. 안 선생의 유해는 77년 한국으로 봉환됐었다.
외교부는 "딸라베라 여사는 생전에 한국인으로서 각별한 애국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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