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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용호 국세청' 성패는 첫 인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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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용호 국세청' 성패는 첫 인사에 달렸다

입력
2009.07.1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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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신임 국세청장이 우여곡절 끝에 어제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지난 1월 중순 한상률 전 청장이 그림로비 의혹 등으로 낙마한 후 6개월이나 계속된 대행체제가 끝나고 정부가 그려온 국세청 개혁작업도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런 기대와 책임을 안고 출발하는 백 청장이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전문성과 도덕성 논란을 씻어내고 전직 청장 3명을 불명예 퇴진케 한 국세청 문화와 조직을 쇄신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백 청장은 취임사에서 국세행정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제고를 변화의 핵심으로 요약하고 직원의 전문성과 청렴성 강화, 재량권 남용 방지를 위한 획기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정과 조직 쇄신,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한 구상은 심의기구인 '국세행정위원회', 옴부즈만 형태의 '납세자 보호관' 신설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포부와 의욕은 오욕으로 점철된 역대 청장들도 모두 내비쳤던 것이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업고 외부 수혈된 백 청장은 앞선 사람들과는 처지와 위상이 다르다고 하나 웬만한 각오와 결의 없이는 이 약속을 이루기 쉽지 않다. 그 첫 출발은 자신부터 납세자의 신뢰를 쌓고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국민의 재산을 다루는 국세행정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성은 절대적 가치"라는 말이 공감을 얻으려면 자신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백 청장은 국회의 청문보고서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세금탈루 의혹으로 인해 도덕성과 자질에 흠결이 있고 국세행정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며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지적한 것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 같은 '꼬리표'를 떼고 장기간 파행 운영된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의 첫 시험대는 당면한 고위직 간부 인사다. "소위 'MB맨'이라서 소신과 원칙을 벗어난 정책결정을 한 적이 없다"는 자부심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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