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거밋말 같은 드림매치'가 성사됐다.
순전히 '서포터스의 힘'으로 탄생한 한국과 잉글랜드팀간 맞대결이다. 한국 대표는 K3리그 최고 인기구단인 부천FC 1995이고, 잉글랜드 대표는 7부리그 소속의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이하 유맨)다. 농담 같은 무대는 18일 오후 7시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부천FC의 공식 서포터스인 헤르메스는 지난 6월 SK텔레콤에서 진행하는 '소망스토리 이벤트'에 "부천FC가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해외 자매구단과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비바! 부천FC1995' 스토리를 신청했다.
그리고 1,600여건의 소망스토리 응모에서 당당히 부천FC가 뽑혔다. 부천FC의 초청을 받은 유맨의 앤디 웰시 구단주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며 어리둥절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른 구단의 관계자들에게 진위 여부를 파악한 뒤에야 선수단에 이를 알렸고, 프리시즌 트레이닝 훈련에 흔쾌히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부천FC와 유맨은 '팬 퍼스트'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아픈 뒤 성장세'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천FC는 부천SK의 연고지 이전에 반발해 서포터스의 끈질긴 노력으로 탄생했고, 유맨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포츠재벌에 인수된 데 분노해 맨체스터 시민들의 모금액으로 2005년 창단됐다.
지난해 K3리그 첫 발을 내디뎠던 부천FC는 13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7위로 FA컵 출전(5위까지)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10부리그에서 시작한 유맨은 7부리그까지 승격하며 성장하고 있다. 또 축구선수를 직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꿈을 위해 공을 차는 '주경야축'의 팀이라는 점도 유사하다.
양팀 서포터스의 열정으로 벌어지게 되는 '우정의 매치'이지만 한국과 잉글랜드 아마추어팀간 자존심이 걸려 있는 승부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예상된다.
부천FC 미드필더 김태륭은 "팬들의 인터넷 댓글에 한국 내셔널리그가 잉글랜드 7,8부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참을 수 없다. 아마추어라고 하지만 한국 축구의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며 "골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절대 봐주지 않겠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김두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