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도 올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짜기란 어느 때 보다 어렵다고 한다. 경기자체가 불투명하다 보니 주식도, 펀드도, 부동산도 어느 것 하나 확신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감수하며 예ㆍ적금을 고수할 수도 없는 상황.
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그래도 이제는 투자를 시작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김인응(우리은행), 이정걸(국민은행) 이관석(신한은행) 이제환(하나은행)등 4대 은행 재테크 팀장들로부터 하반기 재테크에 관한 '훈수'를 들어봤다.
예ㆍ적금 : 비중 줄이고, 최대한 짧게 가져가라
상반기 각광 받았던 예ㆍ적금 상품의 매력도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예ㆍ적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비중은 줄이고 기간도 짧게 하라는 지적이다.
김인응 팀장은 "내년 초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예ㆍ적금에 가입한다면 6개월 이내로 짧게 운영하라"고 조언했다. 이관석 팀장도 "일단 70~80% 이상 예ㆍ적금에 돈을 넣은 투자자라면 이제는 비중을 60~70%대로 줄여야 할 시기다"며 "정기 예금보다는 MMF(머니마켓펀드)와 같은 단기 금리 상품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정걸 팀장은 은행의 단기(3~6개월) 특판 상품에만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펀드 : 서두르지 않되 비중은 확대하라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 경기회복이 빠른 시일 내에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김인응 팀장은 "전체적으로 올해 코스피 지수가 1,600까지는 간다는 가정하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그룹관련 인덱스 펀드나 우량주 중심의 펀드가 좋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회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원자재 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이관석 팀장도 "앞으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투자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잡아도 무방하다"며 "박스권 장세에서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에 있다가 상승국면이 펼쳐지면 성장형 펀드로 갈아타 수익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환 팀장은 "향후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CB(전환사채)와 C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상당한 수익을 안겨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가 출렁일 수 있는 만큼 한번에 올인하기 보다는'분할 매수와 적립식' 전략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펀드로는 중국 펀드가 이미 많이 올랐더라도 앞으로도 가장 유망하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부동산 : 아파트는 한강, 투자는 상가
아파트는 대체로 배제하는 쪽이었다. 이관석 팀장은 "아파트는 이제 평균적 투자상품으로서 위상을 잃었다"며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불패는 더 이상 없다"고 말할 정도.
만약 하반기에 꼭 내집 마련을 해야 한다면 서울과 수도권의 핵심 지역으로 압축할 것을 강조했다. 김인응 팀장은 "강남 3구와 여의도, 용산, 성수 등 '한강 르네상스'호재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승여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걸 팀장은 "한강 주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지하철 9호선 주변 지역과 낙폭이 과대한 용인지역 정도가 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처로는 역시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에 몰렸다. 경기가 회복되면 임대수익 뿐 아니라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 또 그 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토지시장도 꿈틀거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관석 팀장은 "앞으로 1인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비해 소형 주택은 모자라는 시대가 왔다"며 "다세대 주택이나 소형 빌라가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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