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북서부에서 여객기가 추락, 탑승객 168명 전원이 숨졌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15일 보도했다.
당국에 따르면 카스피안항공 소속 F7908 여객기는 이날 이륙 16분만인 오전 11시 49분께(한국시간 오후 5시19분) 테헤란 북서쪽 140km 지점인 카즈빈 지역 인근 농지에 추락했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전 승객 153명과 승무원 15명을 태우고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떠나 아르메니아의 예레반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카스피안항공은 러시아와 이란의 합작으로 1992년 문을 열었다.
카즈빈 지역 구조책임자인 호세인 바자드푸르는 "기체가 완전히 파괴됐으며 잔해는 산산이 부서진 채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IRNA 통신은 익명의 목격자를 인용 "비행기의 꼬리 부분이 화염에 휩싸인 채 착륙 장소를 찾는 듯 하늘을 빙빙 돌았다"고 사고 직전 상황을 보도했다.
카스피안항공측은 AP통신에 "대부분 승객은 아르메니아인이며, 그루지야인 몇 명도 타고 있다"며 "하지만 승객들의 정확한 국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행기에는 이란 청소년 유도 대표선수 8명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주재 한국대사관은 항공사를 대상으로 한국인 탑승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특히 여객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오래된 항공기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6년 2월에는 이란 에어투어의 러시아산 TU-154기가 추락해 승객 148명 중 29명이 사망했다. 2002년에도 이란 서부의 산악지대에 이란 비행기가 추락, 승객과 승무원 199명이 전원 사망했다.
비행기 사고로 인한 군 병력 손실도 상당했다. 2005년 12월 미국산 군 수송기 C-130기가 10층 건물과 부딪히면서 115명이 사망했다. 2007년 11월에는 러시아산 군용기가 이륙 과정에서 추락, 혁명수비대원 36명이 숨졌다.
이란은 잦은 비행기 사고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경제 제재 때문에 미국산 부품의 수입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를 당한 여객기는 러시아제 투포레프 기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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