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은 15일 오전부터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져 오전 11시 '내 고장 합천사랑운동' 협약식이 열릴 합천군청엔 '비상'이 걸렸다.
예기치 못한 악천후에 17개 읍ㆍ면에서 합천사랑 실천을 위해 참석을 약속했던 주민들의 발이 묶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합천군 직원들은 확인 전화를 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행사 시작 30여분 전 참석자들이 군청 대회의실을 가득 메우면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농촌마을의 가장 든든한 기반인 368명의 이장을 대표해 참석한 합천군 이장연합회 최수근회장은 "우리고장을 발전시키겠다는 데 이딴 비가 무슨 문제가 되겠냐"며 "이달 말 열리는 이장단회의에서 이 운동의 취지와 참여 방법 등을 꼼꼼히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는 합천이 자랑하는 30만 재외향우를 대표하는 재외향우연합회장과 16개 재외향우회 중 부산, 대구, 경남 마산ㆍ창원시, 사천시 등 6곳의 향우회장이 빗 속에서 고향을 찾아 남다른 애향심을 과시했다.
대구향우회 이돈영 회장은 "언제나 내 고향 합천 일이라면 마다 않고 달려올 채비를 하고 있다"며 "목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카드를 쓰면서 내 고장을 도울 수 있으니 많은 향우들이 부담 없이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을주 합천군의회 의장, 임장섭 교육장, 김종호 경찰서장 등 기관단체장들도 적극적 동참과 지원을 약속하며 '합천찬가'를 외쳤다.
■ 심의조 합천군수 “교육도시 합천의 애향 프로젝트 될것”
"'내 고장 합천사랑운동'은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위한 든든한 주춧돌이 되는 동시에 안과 밖의 '합천인'들을 결집시키는 대표적 '애향(愛鄕)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인구의 역외유출을 막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교육이 강한 도시 만들기'를 역점시책으로 추진, 3년 만에 '신흥교육 도시 합천'을 전국에 알린 심의조 군수는 이 운동을 합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프로젝트'와 접목시켜 중점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개관 3년 만에 50여명의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한 합천군종합교육회관 운영과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전체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38곳에 대해 100%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등 교육발전에 남다른 정열을 쏟고 있지만 늘 열악한 재정에 발목이 잡혀 온 그로서는 이 운동을 통해 모아지는 기금이 반가운 단비일 수밖에 없다.
종합교육회관은 대도시 기숙학원에 뒤지지 않는 시설과 우수 강사진을 투입, 매년 120~210명의 중3~고3 학생을 집중 육성해 대표적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심 군수는 "교육 문제가 해결되면 인구 역외유출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돼 있다"며 "인구가 유입되는 합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한 만큼 고향발전을 염원하는 군민들과 출향인사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주길 바란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그는 "척박한 지방에 대한 한국일보의 배려와 관심이 헛되지 않도록 이 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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