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머스 에디슨, 알버트 아인슈타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린 시절 '난독증(難讀症ㆍdyslexia)' 환자였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우수한 창의력과 혁명적 사고방식의 주인공이었다. 둘의 연관관계는 아직 수수께끼다.
1870년 '어맹증(語盲症)'이라고 첫 보고된 난독증은 여러 자음과 모음으로 이뤄진 단어를 읽을 때 일부를 빼거나 잘못 읽어 단어 앞뒤를 바꾸거나, 미세하게 다른 두 단어의 발음을 혼동하고, 배웠던 단어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난독증이 있으면 학교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집중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난독증은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2~8%에게서 나타나며, 학습장애 가운데 3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독증 치료의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영국에서는 전체 학생의 14%가 학습장애를 포함한 난독증 증세가 있다고 조사됐다.
난독증이 있으면 성장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1998년 미국 텍사스주 교도소는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재소자 가운데 30% 가량이 난독증 환자라고 밝힌 바 있다.
1999년 영국 폴몬트소년교도소가 재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가 난독증 증상을 보였다. 어린 시절 학교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점차 문제아로 전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아 정책적인 면에서 가급적 초등학교에서 시행하는 색맹, 색약 검사 시 난독증 여부도 함께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난독증을 보정해주는 '크로마젠시스템'(영국 캔토&니셀사)이 국내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 허가를 받았다.
크로마젠시스템은 영국의 데이비드 해리스가 1995년 개발한 것으로, 검사키트와 렌즈들로 구성돼 있다. 렌즈를 착용하면 난독증 환자가 정상인처럼 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영국은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현재 24개국에 판매되고 있다.
이 렌즈는 동공 부분에만 8가지 각각 다른 색으로 착색돼 있으며, 색상 농도와 착색 부위 크기에 따라 21가지 종류가 있다. 영국에서 435명의 난독증 어린이를 대상으로 6개월간 임상 시험한 결과, 크로마젠의 착색한 안경과 콘텍트렌즈를 낀 피검사자의 90% 이상이 읽기와 쓰기, 이해력에서 괄목할 만하게 개선됐다.
크로마젠시스템을 수입하는 범산통상 고민수 대표는 "난독증이 대세포와 소세포라는 시각 전달세포의 이상으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며 "크로마젠 렌즈는 시각세포가 서로 전송속도를 맞춰 일치할 수 있도록 대세포의 시각정보 속도를 늦추게 해 정상적으로 읽게 해 준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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