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이하 예수그리스도교회)가 가톨릭이나 개신교와 다른 점은 창시자인 조셉 스미스(1805~1844)를 비롯한 이 교회 사도(선지자)들의 존재이다. 가톨릭은 베드로 이래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하는 사도의 권능을 교황이 전승했다고 본다. 개신교는 아예 만인제사장주의를 택하고 있다.
반면 예수그리스도교회는 1829년 베드로, 야고보, 요한 등 사도들이 나타나 스미스 등 초기 이 교회 사도들에게 직접 사도의 권능을 부여해 예수 그리스도 당시 교회의 정통성을 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교회를 두고 이단 시비가 일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하얀 셔츠 차림으로 둘씩 짝지어 다니는 젊은 외국인 선교사들의 모습으로 국내에 각인된 이 교회는 잘못된 구원이나 기복신앙, 이권사업으로 기우는 일반적인 이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1830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176개국에서 회원 1,350만명을 모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국 회원도 8만명에 이른다.
지난 4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교회에서 한국, 일본, 괌, 마이크로네시아 등을 담당하는 종신직 선임지도자가 된 최윤환(53) 장로는 인터뷰에서 "우리 교회 회원이 되려면 가정에 충실해야 하고 술과 담배, 커피와 홍차를 마시지 않아야 하는 등 기독교회 중에서도 가장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이 신앙의 중심인 만큼 혼외정사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으며,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복장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장로는 "이런 까다로운 신앙 조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척박한 세태에 대한 염증에서 오히려 진지한 신앙에 대한 목마름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수그리스도교회엔 유급 성직자가 없다. 직장생활을 하는 회원들이 역할을 나눠 무급으로 봉사한다. 다만 세계 교회를 이끄는 3명의 제일회장단과 이들을 보좌하는 12사도를 포함한 선지자들, 세계 각지에 산재한 70인의 종신 선임지도자들만 생업을 떠나 교회 업무를 전담한다.
최 장로는 브리검영대(하와이)와 유타주립대에서 정보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체 투자ㆍ재무 전문가로 일하며 신앙활동을 병행하다가 이번에 70인 종신 선임지도자에 올랐다.
BC 2,200년∼AD 421년 사이 고대 아메리카대륙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담은 종교기록인 몰몬경을 주요 경전으로 하는 예수그리스도교회가 전통 기독교와 가장 다른 점은 내세관이다.
최 장로는 "우리 교회는 사람이 죽으면 천당과 지옥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일단 영계로 가서 생전에 얼마나 선하고 의롭게 살았는지에 따라 낙원이나 영옥(靈獄)으로 가 심판을 받는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 교회가 가정을 신앙생활의 중심에 두는 것은 가정과 함께할 때 구원의 가장 높은 단계인 '승영'에 이르기 쉽기 때문"이라며 "회원들은 이에 따라 매주 월요일 각 가정 별로 가족끼리 대화하고 믿음을 나누는 '가정의 밤' 행사를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 장로는 "회원 수에 따른 우리 교회의 교세는 아직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 동안의 불필요한 오해나 편견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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