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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회는 40점… 재계는 몇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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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회는 40점… 재계는 몇점?

입력
2009.07.1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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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대해서 국민들이 준 점수가 40.7점이라고요? 전경련과 재계는 과연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 지 궁금해지네요."

15일 한 민간 경제연구소의 임원은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를 미루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서도 국민들 시선이 곱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경련이 설문조사를 의뢰, 상반기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해 평가한 보도자료를 내 놓은 것에 대한 반응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는 반(反)기업정서가 다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잖다. 무엇보다 재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크다. '투자 확대-고용 창출-소비 증가-생산 확대'의 경제 선순환을 위해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절실하다는 것은 사회적인 공감대다. 그러나 주요 그룹 현금유보율이 1,000%에 육박하고 있는데도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는 전년 대비 15.7%나 감소했다.

특히 장관과 총리에 이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투자를 촉구하고 있는 데도 대기업은 꿈쩍도 안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경영권 방어 수단의 하나인 '포이즌필'(독소조항) 도입에도 별 화답이 없다.

문제는 기업들 투자가 이처럼 줄면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잠재성장률이 저하되면 소득과 소비도 줄 것이고 결국 최대 피해는 기업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이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를 가장 앞세운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선업 진출과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반도체 투자는 그래서 더욱 빛이 났다. 지금은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 위기 후 시장 선점을 준비할 시기다. 이날 일부 대기업이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국민들에게는 아직도 부족하다. 글로벌 승자를 꿈꾸는 대기업이라면 적어도 한국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낙제 수준보단 나은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박일근 경제부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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