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코리아'의 약진이 무섭다. 국산 휴대폰이 사상 처음 세계시장의 3분의 1을 점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친 휴대폰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5,206만대(점유율 19.6%), 2,947만대(11%)를 팔았다. 특히 LG전자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는 2억6,628만대로 추정된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1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판매량은 13.5%, LG전자는 30.4%나 성장한 것이다.
반면 세계 1위 노키아는 9,884만대(37%)를 팔아 1분기 대비 6.1% 증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세계 2위 삼성전자는 노키아와의 거리를 좁히게 됐다. 세계 4, 5위인 모토로라(1,329만대)와 소니에릭슨(1,381만대)은 판매량이 오히려 1분기보다 줄면서 LG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처럼 국산 휴대폰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국내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 작업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부터 저가폰까지 제품 종류를 다양화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글로벌 플레이어 전략을 펴왔다. 이를 통해 올해 휴대폰 판매 2억대, 시장 점유율 20% 달성,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확보라는 '트리플 2'를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시장별 히트 제품을 다르게 가져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올해에만 1,000만대 팔린 '메시징폰'을,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작년 11월 출시 이래 5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쿠키폰' 등을 대표주자로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전략이 선진 및 신흥시장 모두에서 효과를 발휘해 브랜드 인지도가 노키아 못지 않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우선 하반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가 상반기보다 커질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는 선진시장 중심으로 신제품이 계속 나오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LG전자도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요 증가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를 연초 10억대 수준에서 11억대 정도로 상향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도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을 2분기보다 늘어난 삼성전자 5,970만대, LG전자 3,210만대로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체들이 제품 종류를 다양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2차전지, 카메라 모듈 등 핵심 부품을 수직 계열화해 외국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