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었던 14일. 전국의 삼계탕 전문점 등은 평소보다 2,3배 많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국에 걸쳐 장맛비가 퍼부은 까닭에 복날다운 맛은 안 났지만, 그래도 복날은 복날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각 구단, 특히 이날 방문경기가 예정됐던 SK KIA 두산 한화는 초복을 맞아 선수단 식단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하지만 '전통의 보양식'인 삼계탕을 식탁에 올린 구단은 두산밖에 없었다.
대구 방문경기에 나선 두산은 점심 때 전복 삼계탕으로 복달임했다. 김경문 감독부터 막내 정수빈까지 삼계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두산 관계자는 "대구 날씨가 워낙 덥기 때문에 원기회복을 위해 전복 삼계탕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서울 독산동 N호텔에 묵고 있는 KIA는 점심 때 삼계탕은 뺐지만, 대신 제육볶음, 버섯찌개 등 평소보다 푸짐한 식단을 차렸다. 장판기 KIA 매니저는 "얼마 전 방문경기 때 삼계탕을 준비했는데 선수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오늘은 삼계탕 대신, 다른 맛있는 음식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K 한화도 사정은 KIA와 비슷했다. 각각 잠실, 부산 방문경기에 나선 SK와 한화는 선수들에게 해물전골 등 담백하고 맛깔스러운 요리를 제공했다.
오성일 한화 홍보팀장은 "예전에는 구단 상징(독수리) 때문에 닭고기 먹는 것을 꺼리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라며 "요즘엔 호텔서 제공하는 음식들이 워낙 영양가 있기 때문에 복날이라고 해서 특식을 준비하지는 않고 평소보다 좀더 신경을 쓸 뿐"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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