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해 검찰은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임채진 전 총장의 퇴진 이후 검찰은 문성우 대검 차장이 총장 대행 자격으로 총괄 지휘해왔다. 그러나 천 후보자의 청문회 때까지 한시적으로 검찰을 관리했던 문 차장은 14일 퇴임식을 갖고 검찰을 떠났다.
천 후보자의 낙마로 대검은 동시에 총장과 차장을 잃게 된 셈이다. 규정상 한명관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대행을 맡도록 돼 있지만 검사장급에서 검찰 업무를 총괄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지도부 공백 사태는 대검 만의 일이 아니다. 대검과 함께 검찰을 대표하는 기관인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역시 사실상 수장들이 사라졌다. 당초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거명됐던 권재진 서울고검장은 천 후보자가 내정되자 지난 3일 퇴임식을 갖고 검찰을 떠났다. 서울중앙지검장도 천 후보자의 사퇴로 공백 상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검찰에는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어른'들도 없다. 천 후보자의 내정이 사법시험 세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였던 탓에 검찰 관행에 따라 천 후보자의 사법시험 선배와 동기들이 퇴진해버렸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지휘부 공백 상황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새 총장 내정자가 선임돼도 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취임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검사장 이상급 간부 인사도 새 총장 취임 이후로 연기될 수 밖에 없다. 검찰 전체가 당분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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