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도 배울 게 많다."
유럽 무대를 떠나 중동에서 축구 인생을 새로 열게 된 이영표(32ㆍ알힐랄)의 각오에는 베테랑의 여유보다는 초심과도 같은 열정이 짙게 묻어났다. 이영표는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알힐랄이 전지훈련 중인 오스트리아로 떠나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 선수로선 나이가 많지만 인간으로선 어리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싶다"고 도전적인 각오를 밝혔다.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영표는 "남들은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주변에서 갑작스럽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오래 전부터 제의가 와서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환경이나 문화적으로 적응이 어렵다는 점은 이영표에게 큰 자극이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영표는 "적응이 어렵다는 게 더 매력적이다. 도전 의식을 가졌다기보다는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조건만 낮춘다면 유럽에서 계속 뛸 수도 있었지만 유럽 무대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사우디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기대감이 커 보였다. 이영표는 "설기현(풀럼)에게서 '사람들이 순수하고 착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축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인 데다 유럽 못지않게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뛰어나고 축구 열기가 높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또 이영표는 "알힐랄에서 2년 계약을 원했지만 내가 1년만 뛰겠다고 했다. 축구환경은 급변화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1년씩만 계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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