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신세대 거포 중 한 명인 프린스 필더(25ㆍ밀워키 브루어스)는 채식주의자다. 몸 관리에 실패한 탓에 거구가 돼 일찌감치 은퇴를 해야만 했던 아버지 세실 필더(46)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아서다. 그리고 한 시즌 목표 홈런은 52개. 아버지의 한 시즌 최다홈런 51개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프린스 필더는 메이저리그 간판 스타인 아버지가 있었지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 세실 필더는 도박과 이혼 등으로 유년기의 아들에게 상처만을 안겨줬다.
아들 프린스가 2002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지명되자 아버지는 "내 후광 덕분으로 지명됐다"며 아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아들 프린스는 "아버지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프린스 필더에게 14일(한국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처음으로 아버지를 넘어서는 업적을 세웠기 때문이다. 필더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1ㆍ2라운드 합계 17개, 결승 라운드 6개를 기록, 올스타전 홈런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홈런더비 타이틀은 아버지 세실 역시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영예. 세실은 전성기를 달리던 1990년과 91년, 93년 등 총 3차례 홈런 더비에 도전했지만 각각 0개, 4개, 4개에 그치며 탈락했었다. 그러나 아들 프린스는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마침내 아버지의 벽을 넘어섰다.
프린스의 남은 목표는 이제 하나. 네 시즌 반 만에 136개의 홈런을 기록한 그는 아버지의 통산 홈런 319개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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