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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아기공룡 둘리' 출연하는 가수 최호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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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아기공룡 둘리' 출연하는 가수 최호섭씨

입력
2009.07.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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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다매체 시대에 그 흔한 인터뷰 자료 하나 없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뮤지컬 작곡의 대부 고 최창권 선생의 차남으로, 1988년 '세월이 가면'으로 가요계 정상에 올랐던 가수 최호섭(45). 대중적 인지도뿐 아니라 활동 기간으로 봐도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그의 정보는 의외로 무척 적었다.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서울 롯데월드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가족뮤지컬 '아기공룡 둘리'에 고길동으로 출연하는 그는 "매체에 정면으로 나설 상황이 안됐다"고 했다. "음악에 욕심이 많았고, 무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었는데 성대에 이상이 생겨 한 동안 노래를 그만둬야 했어요. 노래를 완전히 포기할 생각도 했었죠."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친이 작곡한 만화영화 주제곡 '로보트 태권V'를 불러 일찌감치 세상에 목소리를 알린 그는 '세월이 가면'을 정상에 끌어올리며 가요계에도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어느새 잊혀진 가수가 됐다. "'세월이 가면'은 출세작인 동시에 나에게 씌워진 굴레였다"는 그에게 뮤지컬은 일종의 탈출구인 셈이다.

"뮤지컬은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해야만 하는 가업'이라는 생각이 컸어요. 뮤지컬 전문극단 예그린 단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과 연기를 배웠고, 뮤지컬센터 미리내에서 정식으로 뮤지컬 교육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따라서 그는 후배 가수의 음반 제작을 돕고, 2006년엔 '세월이 가면'을 리메이크한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대중음악 활동을 해오면서도 뮤지컬의 끈은 놓지 않았다. 특히 가족뮤지컬인 이번 공연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가 태권V로 음악의 꿈을 키웠듯, 둘리라는 만화 캐릭터가 무대에서 구현됨으로써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고길동은 어른이지만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는 캐릭터예요. 고길동 납치사건이 뮤지컬의 주요 에피소드여서 거의 주인공에 가깝죠."

20대 중반에 이미 큰 성공을 맛본 그는 세상을 잘 몰랐다고 한다. '노래 천재'라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했었고, '세월이 가면'의 강력한 각인 효과 때문에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음악은 널리 알리지 못했다.

물론 지금은 막연한 실패의 불안감 때문에 도전의 기회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왜 하는 일마다 꼬일까, 하는 마음에 비뚤어져 있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간의 고충이 제 음악과 연기에 혼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거라 생각하죠."

앞으로 그는 마음의 짐을 벗어버리고 퍼포먼스가 강한 밴드 활동으로 '신나는 음악'을 할 생각이다. 부친이 작곡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도 새로 만들고,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작곡가인 동생 최귀섭과 함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극장 뮤지컬도 제작하고 싶다.

"사실 '세월이 가면' 때문에 국민 모두 속은 겁니다. 전 발라드의 부드러움보다 고길동처럼 코믹한 면이 더 많거든요. 외모는 바뀌었어도 제가 예전처럼 음악을 즐기게 된다면 아마 최호섭이 무대에서 빛나는 날이 다시 오겠죠?" 공연 문의 (02)565-3555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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