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실생활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관세장벽이 걷혀지면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유럽산 명품브랜드의 가격이 떨어지리라는 기대도 높다. 한ㆍEU FTA가 앞으로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그 즉시 모든 관세가 폐지되나.
"우리 정부는 한국과 EU가 최대한 속도를 내서 후속 절차를 밟으면, 내년 상반기에 FTA가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FTA 발효 즉시 유럽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발효 즉시 관세가 폐지되는 품목은 와인 자동차부품 등 수입액 기준 약 70% 정도. 나머지는 3년 또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폐지된다."
-한ㆍEU FTA 발효로 수입관세가 폐지되면, 고가의 유럽 명품 브랜드, 얼마나 싸질까.
"우리나라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는 명품브랜드의 옷이나 핸드백, 자가용 등의 가격은 관세 인하폭만큼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비통 핸드백 '스피디 40'(시중가 97만원)은 현재보다 10만원 정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산 명품 브랜드 옷, 핸드백, 구두에 붙는 관세(8~13%)도 3년 안에 폐지되기 때문이다. 샤넬 랑콤 등 인기 높은 수입 화장품도 대부분 유럽브랜드. 특히 수입 화장품의 43%를 프랑스산이 차지하고 있어, 관세(8%) 폐지에 따른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벤츠, BMV등 유럽산 자동차도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중대형(1,500㏄이상)은 3년뒤, 1,500㏄이하 소형차는 5년뒤 관세(8%)가 완전히 없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벤츠의 최고급모델 S클래스(2억5,990만원→2억3,910만원)는 최대 2,000만원정도 가격 인하가 가능해진다. BMW 750Li도 1억7,580만원에서 1억6,000만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산 먹거리 중 인기가 높은 와인과 삼겹살 가격도 떨어질까.
"특히 주부들의 입장에선 보다 저렴하게 돼지고기 삼겹살을 먹게 되면서 한ㆍEU FTA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을 듯하다. 현재 냉동삼겹살 1㎏ 당 국내산 가격은 7,750원선인 반면 EU산은 5,120선으로 30% 가량 가격차가 있다. 하지만 EU산 삼겹살에 붙는 관세(냉장육 22.5%~냉동육 25%)가 없어진다면, 유럽산 냉동삼겹살은 4,26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양돈업계는 보고 있다. 와인도 협정 발효 즉시 15% 관세가 없어지면, 국내 소비자가격도 10% 이상 싸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22만원대에 팔리는 프랑스와인 '샤토 탈보 2005'는 19만1,000원대로, 5만원대의 '마스카롱 2006'은 4만3,000원대로 떨어질 전망. 스카치위스키도 관세(20%)가 없어지면,'발렌타인 17년' 출고가는 현재 11만6,454원에서 10만2,000원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광우병 발생이 잦은 유럽산 쇠고기도 한국에 들어오게 되나.
"정부는 '한ㆍEU FTA만으로 그동안 수입금지됐던 유럽산 쇠고기가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FTA 협정문에 포함된 위생 및 검역조치(SPS) 조항에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기준에 따라 수입조건을 정하도록 돼있는데, 이 때문에 한ㆍEU FTA가 곧 유럽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개방 약속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하고자 하는 나라는 수입위험분석 등의 8단계 수입조치에 따라 FTA와 별도로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해야만 한다."
-미국에 이어 EU와의 FTA 타결로 국내 농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한다. 대책은 있나.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4일 '한ㆍEU FTA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양돈, 낙농 등 축산 분야 피해를 보상하는 등 FTA 보완대책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한ㆍEU FTA 발효 15년째에 농축산 분야의 생산 감소가 2,300여억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한ㆍ미 FTA 대책을 뼈대로, 양돈 및 낙농 분야 피해 보전 및 생산성 제고 대책을 보강할 방침이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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