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의 꿈을 향한 '삼국(3국)지 열전'이 K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스타로 떠오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정작 월드컵과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최성국(26ㆍ광주), 이동국(30ㆍ전북), 정조국(25ㆍ서울) 등 '불운의 천재'들이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출전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허정무호' 출범 후 대표팀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이들은 최근 K리그 분전을 앞세워 대표팀 발탁 여론몰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의 대표팀 구도로 볼 때 '3국'중 한 명 정도의 승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3대1의 경쟁이다.
최성국은 지난 12일 포항전(1-2)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5월24일 대구전부터 지난 4일 전북전까지 K리그 6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허정무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최성국이 지난해 A매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지적했지만 그가 현재의 기세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대표팀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은 12일 수원전(1-1)에서 동점 헤딩골을 작렬하며 허정무 대표팀 감독에게 '무력 시위'를 펼쳤다. 허 감독은 이동국의 발탁과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12골로 정규리그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골잡이를 마냥 외면할 수 만은 없을 전망이다.
특히 FA컵을 포함, 최근 팀이 치른 3경기에서 6골을 작렬하는 골 폭풍을 몰아쳐 '이동국을 대표팀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국은 '3국'중 수치상으로는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30대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이 월드컵 본선을 밟을 마지막 기회여서 더욱 절박한 입장이다. 이동국이 주변의 부정적인 평가를 털어내고 허정무호에 발탁돼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있을 지가 최대관심사다.
거듭된 부상으로 '허정무호' 승선 기회를 잇달아 놓친 정조국은 13일 인천전(5-1)에서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8분 만에 두 골을 뽑아내며 부활을 알렸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지난 10월 인천전에서 광대뼈 골절상으로 대표팀 엔트리에서 누락됐고, 지난 5월 성남전에서 같은 부위를 다쳐 2개월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정조국은 경기 후 "월드컵 본선 출전은 가장 큰 꿈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동국형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며 대표팀 복귀를 향한 의욕을 보였다.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투혼을 사르고 있는 '3국'의 그라운드 경쟁은 K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허정무호'는 8월 초순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8월12일)를 위해 재소집될 예정이다. 과연 누가 승선하고, 누가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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