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핵폐기장을 건설하려다 무산됐던 인천 굴업도가 이번에는 해양관광개발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CJ그룹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해 인천 옹진군에 오션파크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섬 전체에 2013년까지 3,900억원을 투입해 골프장(18홀)과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요트 정박지 등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CJ측은 2005년부터 섬 매입에 나서 현재까지 섬 전체 면적의 98%를 사들인 상태며, 올 들어 공람공고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실상 본격 개발에 나섰다.
인천시도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굴업도를 올해 안에 관광단지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인천녹색회, 가톨릭환경연대 등 17개 단체들은 성명서 를 통해 "50만평이 조금 넘는 작은 섬에 30만평 규모의 골프장과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면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황새, 매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개발업체가 사전환경성검토에서 의도적으로 굴업도의 생태와 수질을 평가 절하하고, 해양생태계 조사를 누락시켰다"고 의혹도 제기했다.
주민들도 "섬 전체가 골프장으로 변하면 민박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주민은 고급시설과 서비스를 원하는 관광객의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측은 "환경단체가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일부 해안지형에 대해서는 원형 보존하고, 관광단지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역시 해안으로 직접 방류하지 않고 재처리, 방류하는 시스템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90㎞ 떨어져 있는 굴업도는 18가구 3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1994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시설지로 지정됐다가 지진대로 알려지면서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