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2009 회계연도의 재정수지 적자가 지난달말 현재 1조860억달러로 집계돼 적자규모가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2008 회계연도의 같은 기간 적자액 2,859억달러의 3.8배에 달한다.
재무부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까지의 총 재정적자가 1조8,4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 급증으로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안감과 금리인상,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중국 등 주요 대미 채권국의 투자 동결 혹은 자금 회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미국의 국가채무도 11조5,000억달러를 기록, 국내총생산(GDP) 대비 80%를 넘어섰다. 미국은 2차대전 중 GDP 대비 국가채무가 120%에 달한 적이 있다.
이처럼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경기부양 예산의 집행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계속되는데 반해 경기침체로 인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등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법인세는 1,019억달러가 걷혀 전년 동기 2,365억달러에 비해 57% 감소했으며 개인소득세도 8,778억달러에서 6,855억달러로 22% 줄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쏟아 붓는 전비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재정적자 급증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 개혁 등 각종 개혁 정책의 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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