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 반 만에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누적환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해도 하루 한 자릿수를 기록하던 환자가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각종 행사와 종교활동 개최에 따른 국내 유입인구가 늘면서 두 자릿수로 급증했다.
보건당국은 여름방학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초등학생, 대학생 등이 귀국하는 내달이 신종플루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유행할 수 있는 고비가 될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4일 경상남도가 마산과 창원에서 개최한 '월드콰이어 합창대회'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 24명과 한국인 자원봉사자 5명 등 66명이 신종플루에 추가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신종플루 환자 누계는 561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신종플루 환자 급증은 각종 행사 개최에 따른 집단 감염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행사 취소가 잇따라 이 달 말 전 세계 50여 개국 3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던 '여수국제청소년축제', 경남 밀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낙동강 어린이 사생대회'와 김해의 '차사발 초대 공모전' 등이 취소되기도 했다. 또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합창제 역시 참가인원이 대폭 축소됐다.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하면서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도 발생하고 있다. 13일에는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같은 반 학생 3명이 해외여행이나 환자와의 접촉 없이 신종플루에 감염됐고,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20대 여성 보육교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되기도 했다.
이는 조만간 이 지역에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다른 환자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해외캠프나 여행 등을 마친 학생들이 귀국하는 내달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9월이면 남반구의 바이러스가 기온이 낮은 곳으로 북상하기 때문에 감염환자가 자칫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백신이 생산ㆍ보급되는 11월부터 집단생활로 감염이 우려되는 초중고생 750만명, 군인 66만명 등 1,300만 명에 대해 접종할 방침이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