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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중소기업들 세계시장 휩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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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중소기업들 세계시장 휩쓴다

입력
2009.07.1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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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래방 문화의 본고장인 일본의 가요반주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 '금영'이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일본의 노래방 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1,500억엔. 일본의 빅3 업체가 독점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저렴한 중국산 기기들의 상륙을 단호히 물리쳤던 일본 업체들이 한국의 '금영' 노래방 기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비결은 기술력이다. 화면과 스피커, 마이크로 이뤄져 '바보 상자'에 가깝던 노래방기기에 인터넷을 연결해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주효했다. 최신식 콘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온라인게임까지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노래방 기기'가 '멀티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진화했고, 큰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2 세탁소용 셔츠 프레스 머신(자동 다림질기)을 생산하고 있는 다산기공은 최근 미국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07년 일본 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던 미국에 입성한 뒤 특별히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최근 새로운 '셔츠 프레스 머신'을 내놓으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셔츠 프레스 머신은 다양한 크기의 셔츠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기기. 덩치가 다양한 미국인들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된 기계인 셈이다. 다산기공은 이를 통해 올해 매출 1,5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경쟁하고 있는 일본 제품보다 가격은 20% 저렴하면서도 시간당 40%이상 많은 셔츠를 다릴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이 명품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KOTRA는 대기업도 부럽지 않은 이들 중소기업을 '한국의 히든 챔피언'이라 칭했다.

14일 KOTRA가 이런 기업들을 모아 소개한 '세계시장을 누비는 한국의 강소제품' 보고서에 한국의 '히든 챔피언들'의 비결은 ▦새로운 기술 ▦현지화된 마케팅 ▦철저한 품질로 요약된다.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무기는 없다. 다날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휴대폰 결제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야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미국에는 없던 기술. 기술력과 사업모델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최근 현지 벤처투자기업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작지만 강한 제품의 성공에는 현지화 마케팅과 치밀한 현지 시장조사가 필수로 꼽힌다. 스팀 살균 청소기가 대표적인 경우. 바닥이 젖지 않는 스팀 살균 청소기를 개발한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 홈쇼핑 1위 업체인 QVC에 스팀 살균 청소기를 납품하며 미국시장에서 5,000만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이 적중한 탓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내년 매출 목표를 20%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 선진국에서 히트하기 위해서는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 된다. 품질에 가격경쟁력이 더해져야 강소제품으로 선진국에서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단제조 업체로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 시장에 진입한 베코 인터내셔날이 대표적인 예다. 1년여의 품질 테스트를 거쳐 매출액이 1억달러가 넘는 이태리 패션업체에 납품할 예정이고, 조르지오 아르마니, 막스마라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와의 거래도 추진하고 있다.

KOTRA 조병휘 통상조사처장은 "기술수준과 마케팅 능력이 향상되면서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불황기는 선진국시장 진입의 좋은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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