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지은희(23ㆍ휠라코리아)가 13일 US여자오픈골프에서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다.
242야드 짜리 파4홀인 10번홀. 지은희가 드라이버로 티샷한 볼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두 번째 샷도 바로 앞 벙커에 빠지면서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해 이날만 3타를 잃으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13번, 1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로 선두경쟁에 다시 가세한 가운데 마지막 18번홀(파4) 그린. 캔디 쿵(대만)이 1오버파 285타로 경기를 먼저 끝내고 연장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타인 지은희가 남겨둔 버디 퍼트 거리는 6m로 만만치 않았다.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많은 거리로 연장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지은희의 롱 버디 퍼트가 홀 속으로 들어가면서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골프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18번홀 마지막 퍼팅할 때는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지만 파 세이브만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퍼팅을 했는데 홀컵에 빨려 들어가더라"면서 "10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실망이 컸지만 이후 마음을 비운 게 도움이 됐다"고 기뻐했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크리스티 커(미국)는 맞대결을 펼친 지은희의 기세에 밀려 하루 동안 4타를 잃는 바람에 공동 3위(2오버파 286타)로 밀렸다. 쿵은 2타를 줄여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지은희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달 스테이트팜클래식 챔피언 김인경(21ㆍ하나금융)도 뒷심을 발휘하며 한 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 홀에서 1타를 잃어 아쉽게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최나연(22ㆍSK텔레콤)과 배경은(25), 박희영(22ㆍ하나금융)이 공동 9위(5오버파 289타)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5명이 톱10에 들었다.
'지존' 신지애(21ㆍ미래에셋)는 안선주(22ㆍ하이마트), 지난달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에서 우승한 송민영(20)과 함께 공동 13위(7오버파 291타)에 포진했다. 상금 5만9,428달러를 보탠 신지애는 시즌 상금 1위(107만7,451달러) 자리는 지켰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