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수부(부장 배성범)는 13일 부산지역 법인택시기사 1만4,500명의 자녀에게 지원할 학자금 4억5,700만원을 횡령한 전국택시산업노조 부산지역본부 사무국장 홍모(54)씨와 복지부장 김모(41ㆍ여)씨 2명을 업무상 횡령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사납금 인상 등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택시조합 이사장으로부터 2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년6월의 징역형을 받고 수감중인 노조본부장 이모(54)씨도 학자금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본부장 등은 2003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단체협약에 따라 매달 택시 1대당 1만~2만원씩 적립해 택시기사 자녀들의 장학금 지급을 위해 마련된 15억여원의 기금 가운데 4억5,700만원을 조직운영비나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위장해 개인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횡령금액을 1억800만~1억8,000만원씩 분배해 주식투자, 신용카드 대금 결제, 채무변제,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조사결과, 홍씨와 이씨는 2006년 각각 1억원과 7,000여만원을 빼돌리다 김씨에게 적발되자 1,200만원을 주고 범행에 끌어들였다. 김씨는 이후 형부를 택시기사로 등록해 조카에게 학자금 300만원을 허위지급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사 합의로 설치한 학자금운영위원회를 노조본부장이 권한을 위임받아 총괄 운영하면서 기금 운영현황 등을 노조 총회에 형식적으로 보고하는 등 관리ㆍ감독체계가 허술했다"고 밝혔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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