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13일 여권발 '충청 연대론'에 손사래를 치는 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요즘 선진당과 여권 사이에서 충청권 연대니, 대연합 같은 말이 오가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한 마디로 그런 말이 오간 일이 전혀 없다"며 "특정 사안에 대한 개별적 공조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 정책 공조나 정치연대는 말할 상황도, 시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권 사이에 정책공조 및 정책연대의 틀이 생기면 모르되 한두 사람이 총리나 장관으로 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여권발 보수 대연합론과 심대평 총리설에 대해 "여권과 선진당 사이에 그런 얘기가 오간 것이 전혀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일견 여권의 구애에 대한 매몰찬 거절로 보인다. 지금 공조해 봐야 선진당에 득 될 게 하나도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이 총재는 대선 직후와 지난해 6월, 여권발 심대평 총리설이 돌았을 때에도 "왜 자꾸 이런 얘기가 나오냐"는 강한 불만 표시로 제동을 건적이 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일단 튕기고 보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개별공조를 넘어선 정치연대'를 말했다. 이는 1997년 DJP공조수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 전 총재 측은 말한다. 다시 말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합공천을 의미하는 것이고, 거의 여권과 한 몸이 되는 연대를 말한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이 "여당이 이 정도는 내놓아야 우리가 어깨를 걸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사실 지금 아쉬운 쪽은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이다. 선진당으로선 아직 아쉬울 게 없다.
그렇다고 이 총재가 여권과의 연대라는 그림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닌 것 같다. 2012년 대권 출마의 꿈을 갖고 있는 이 총재는 내심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독주하는 차기 대선 구도를 뒤엎고 싶어한다.
충청연대 혹은 보수 대연합은 이를 위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인사와 이 총재가 최근 회동했다는 얘기도 정치권 안팎에 파다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다는 쪽은 오히려 이 총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