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바이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한 연구ㆍ개발(R&D)과 공장 건설 등 각종 투자 계획을 내놓는 동시에 해외 진출dp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화석유화학, 한화L&C(옛 한화종합화학) 등 화학 계열사들이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L&C는 13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2014년까지 5년 동안 서울대 의대와 복제 돼지로 인공 췌장을 개발, 당뇨병을 치료하는 당뇨병 혁신 치료기술 개발 사업 협약을 맺은 것. 우선 정부 지원비 등 100억원을 투자해 안규리 의대 교수, 이병천 수의대 교수 등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국책 과제인 ‘산업원천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한화L&C는 앞으로 생명공학 관련 공동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장기적으로 바이오 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석유화학도 지난달 말 충북 청원군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2018년까지 2,055억원을 투자, 차세대 신약을 위한 원료 제조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오송공장을 바이오 산업의 전초기지로 삼고 류머티즘ㆍ유방암 치료제 등 바이오 복제약과 천식ㆍ폐암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공략 대상이다. 한화석화는 올 하반기부터 태양광 전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태양광 전지→ 태양광 발전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울산공장 부지 안에 30㎿급 태양광 전지 셀 생산 공장도 짓고 있다. 생산 첫해인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연간 2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2015년 태양전지 시장의 5%를 점유하는 선두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L&C는 5월 태양전지 모듈 접착용 핵심 소재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시트는 태양광 모듈의 셀을 감싸주는 기능을 가진 고부가 제품으로, 그간 일본 미쓰이와 브릿지스톤 등 5개사가 시장의 90%를 점했다. 특히 이 시트의 원료인 수지는 한화석화가 공급하는 것이라 수익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현재 연간 3,000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2011년까지 1만2,000톤 규모로 키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석화는 또 지난해 12월 자회사 한화나노텍을 통해 탄소나노튜브 대량 양산을 위한 설비를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0㎏의 단일 벽 탄소나노튜브와 연간 4톤의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함으로써 탄소나노튜브 응용소재 개발 업체들이 겪는 수급 난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모회사 ㈜한화는 탄소배출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질산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2O)를 감축하는 청정개발사업(CDM)을 통해 100만톤, 중국에서 폐열 회수 발전사업을 통해 2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얻어 연간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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