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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대신 사람 잡은 전기 울타리…고추 따려다 2명 감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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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대신 사람 잡은 전기 울타리…고추 따려다 2명 감전사

입력
2009.07.1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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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으려고 고추밭 주변에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남녀 2명이 감전돼 목숨을 잃는 사건이 났다.

13일 오전 6시께 강원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 인근 모 연수원 앞 고추밭에서 정모(34ㆍ서울)와 또 다른 정모(43ㆍ여ㆍ서울) 씨 등 남녀 2명이 220V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숨진 것을 고추밭 주인 장모(6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장씨는 "농약을 치러 가던 중 고추밭 앞에 피서객으로 보이는 사람 2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여성은 전선 울타리를 쥔 채, 남성은 고추밭 안쪽에 각각 쓰려져 있었으며 고추를 따서 담은 비닐봉지가 있었다. 또 이들이 타고 온 옵티마 승용차는 고추밭 옆에 시동이 걸린 채 정차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가 난 고추밭은 관광객들이 자주 다니는 도로 옆으로, 고추밭 주인 장씨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려고 한 달 전 80㎝ 높이의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기 울타리 주변에는 아무런 경고 표지판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고추를 따려다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와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220V 농업용 전기를 끌어다 456㎡ 크기의 고추밭에 전선 울타리를 설치한 장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강릉=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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