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오대산 진고개 초입 산자락의 강릉시 연곡면 삼산4리 솔내(松川) 마을의 이장은 스님이다. 이 마을 반야사(般若寺) 주지인 법민스님이 지난해부터 2년째 이장을 맡아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며 마을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10여년 전 이 곳에 온 법민 스님은 수년간 속세와 인연을 끊고 수행에만 전념해 왔다. 그는 "2006년 반상회에 꼭 참석해 달라는 전갈을 받고 참석했더니 주민들이 저를 이미 반장으로 결정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주민들이 10년 넘게 마을에 살면서 너무 담을 쌓은 게 아니냐고 지적해, 이것도 수행의 한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40가구 60여명의 주민들의 결속과 마을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 환경보전봉사대, 삼산리발전위원회, 마을사랑방역봉사대 등을 조직해 모든 주민을 하나 이상의 단체회원으로 가입토록 해 마을 일에 참여시키고 있다.
법민 스님은 "마을의 3분의 2가 국립공원 지역으로 묶여 가로등 하나도 지원 받지 못했지만 주민들과 힘을 모으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마을의 장점을 살려 산나물 채취, 산촌생태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살기 좋은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