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김치의 거센 도전으로 세계 시장에서는 물론 중국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중국식 김치인 '쓰촨(四川) 파오차이(泡菜)' 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그 역사만 1,500여년이 되는 '쓰촨 파오차이'는 배추, 무 등 채소와 닭발 등 동물성 재료 등을 쓰촨성 빨간고추인 차오톈조우(朝天椒)와 생강에 버무린 뒤 발효시킨 음식으로, 시고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배어있다. 이 쓰촨 특산물은 중국인들의 입맛을 돋우는 최고 식품으로 꼽힌다.
이런 쓰촨 파오차이가 화교들이 널리 분포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물론 동북3성을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김치에 밀려 대형마트나 음식점 등에서조차 보기 힘들 정도로 그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13일 쓰촨성 상무청에 따르면 쓰촨파오차이의 수출액은 올들어 280만 달러에 그친 반면 한국 김치는 세계 110여개 국으로 수출돼 연 24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청두상바오(成都商報)가 보도했다.
쓰촨성은 한국 김치를 따라잡기 위한 '쓰촨파오차이 5개년 발전계획'을 최근 수립, 5년 후 연간 300억 위안(6조원)의 생산고를 올리겠다는 프로젝트의 추진에 착수했다. 천궁(陳功) 쓰촨성 식품발효공업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한국 김치가 단기간에 성장한 원인과 배경을 조사했다"며 "한국 김치의 성공에는 제조과정에서의 뛰어난 가공 기술과 김치 생산라인의 대형화와 표준화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쓰촨성은 향후 쓰촨성에 쓰촨파오차이 전용 채소(蔬菜) 저장기지를 만들고, 파오차이 생산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 기업들이 표준ㆍ대형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쓰촨성 식품공업협회는 여러 연구소들과 공동으로 쓰촨파오차이의 공업표준을 만들어, 기업생산안전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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