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있는 프레지던트 호텔이 설립자와 인연이 있는 투숙자들의 장기 무료 투숙으로 인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13일 오전 프레지던트 호텔 노조원 100여명은 이 호텔 앞에 모여 35년 넘게 객실을 무료로 사용해온 모 환경전문지 발행인 A씨와 전직 국회의원 B씨, C씨 등 3명의 퇴거를 촉구하고, 이를 묵인한 사측과 재단측에 항의하는 집회를 벌였다.
노조는 "학교법인 한양학원 소유의 프레지던트 호텔이 개업한 1973년 무렵부터 고 김연준 전 이사장과 친분이 깊었던 언론인과 전직 국회의원 등 3명에 대해 객실 무료 사용은 물론 객실 내 취사까지 묵인해 호텔 경영을 압박하고 이미지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언론인 A씨는 호텔 객실에 팩스 등을 구비해 놓고 개인 사무실로 이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취사 행위까지 해 외국인 등 다른 투숙객들의 항의까지 받기도 했다.
A씨는 취사 행위를 참다 못한 노조가 올해 2월 경영진에 이 사실을 보고하자 오히려 직원 39명을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고 노조측은 주장했다. A씨 등이 투숙하고 있는 호텔의 객실료는 하루 18만~2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A씨 등이 김 전 이사장과 친분 때문에 전화 이용료 등만 내고 객실을 자신의 사무실로 사용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1월 김 전 이사장의 별세 뒤에도 퇴실하지 않고 취사 문제 등으로 직원들과 자주 갈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를 당사자들에게 전달해 이미 전직 의원 두 사람은 곧 호텔 건물의 유료 사무실로 옮기기로 했으나, 언론인 A씨는 아무런 답변이 없어 강제퇴거 등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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