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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총장 선거 과반 득표자 없어 20일 2차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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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총장 선거 과반 득표자 없어 20일 2차 투표

입력
2009.07.1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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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의 표적감사 논란에 이은 황지우 전 총장의 반발 사퇴에 따라 13일 치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 과반수 표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예종은 이날 후보 4명 중 상위 득표자인 김남윤(음악원장), 박종원(영상원장), 허영일(전 무용원장) 교수 3명에 대해 20일 2차 투표를 실시, 다득표자 2명을 문화부장관에게 총장 후보로 복수추천하게 됐다.

하지만 2차 투표를 거쳐 누가 총장으로 최종 낙점되더라도 한예종은 이번에 불거진 색깔론과 교육시스템 논란을 수습하고 학교를 정상화하기까지 적지않은 난제를 넘어야 한다.

색깔론 시비에 따른 교내 인사 논란은 황 전 총장의 사퇴로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장 황 전 총장은 감사 조치에 대한 불복 입장을 밝히고 법적 대응 방침까지 내비치고 있어 자칫 공방이 법정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

이와 별도로 교내에서 황 전 총장의 교수직 회복을 위한 신규 채용 절차를 밟을 경우 새 총장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색깔론이 그동안 좌파로 꼽혔던 다른 교수들의 진퇴 문제로까지 확산될 여지는 거의 없다. 진중권 전 객원교수는 이미 지난해말로 임기가 끝났고, 다른 교수들의 경우 새 총장이 누가 되든 교육공무원법에 의해 임기 보장이 되기 때문이다.

황 전 총장과 함께 최종까지 징계 요구를 받은 심광현 영상이론과 교수는 새 총장 취임 후 열릴 교내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확정하게 되지만, 갈등 수습 차원의 조치가 기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문화부의 교육시스템 관련 감사처분안의 실행계획을 추진하는 일도 새 총장으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특히 통섭교육의 폐지, 장기적으로 교수 인력을 정리해야 하는 이론학과 축소 등은 교내외 반발을 감안할 때 진통을 피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김홍준 한예종 기획처장은 "정확하게 말해 문화부의 감사 처분에 대해 학교는 다만 실행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뿐이지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새 총장은 임의단체인 교수협의회나 비대위 등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있어서 재량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2차 투표에 나설 김남윤, 박종원, 허영일 교수는 모두 보수 성향으로 한예종 사태를 학내 차원에서 수습해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개교 때부터 음악원의 기틀을 다진 김 교수는 학교 내외의 신망을 바탕으로 무난한 사태 해결이 기대된다.

학계의 뉴라이트 단체 발기인으로 활동했던 박 교수의 경우 현 정부와의 코드는 무난한 반면 향후 한예종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진통을 어떻게 수습할지가 주목된다. 허 교수 역시 한예종의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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