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은 몇 차례 고비를 맞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EU 국가별로 맞춤형 설득작업을 벌여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는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FTA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온 이탈리아와 폴란드를 방문, FTA가 가져올 수 있는 윈ㆍ윈의 경제적 효과를 집중적으로 설명해 입장을 바꾸게 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EU에서 FTA에 부정적 국가는 이탈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3국 정도였다. 6월 말까지는 관세환급 문제 등을 들어 부정적 국가가 더러 있었지만 실무협상이 계속되면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모두 'OK'사인을 냈다.
다만 폴란드와 이탈리아는 요지부동이었다. 때문에 이번 순방의 일정을 짜는데 두 나라 방문과 설득이 주요 포인트였다. 이들 나라를 설득한 뒤 EU 의장국인 스웨덴을 방문,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하는 치밀한 로드맵을 짰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백전노장인 정상들에게는 개별적으로 맞춤형 설득을 해야 했다"며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강한 유보적 입장이었고 대통령과 수상의 관장 업무가 다르고 견해도 달라 설득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 걱정대로 FTA가 체결되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한국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점을 집중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후 완강했던 폴란드는 EU 통상장관 회의에 "FTA를 지지한다"고 통보했다.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의 반대가 심한 이탈리아가 마지막 고비였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는 정말 극적으로 됐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EU 의장국이자 G8의장국이며 유럽에서 최장수 3번째 총리로서 우리말로 하면 '어른' 아니냐"고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에 대한 신념이 강한 지도자가 자국의 산업 때문에 반대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수긍하는 것 같더라"며 "우리가 강조하는 게 자동차산업 하나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보호무역을 배제하자는 것이지 않는가라고 했더니 분위기가 바뀌더라"고 말했다.
■ 스웨덴 총리 "EU 회원국 동의 등 난제 남아"
스웨덴의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TA 최종 타결에 대해 "EU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러 난제들이 있을 수 있다"며 "모든 회원국이 모두 명확해야 하고 서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AP와 로이터 등 일부 외신에서는 FTA가 타결된 것이 아니란 내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양측의 절차는 완료됐지만 각국의 비준 동의 부분이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을 라인펠트 총리가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홀름=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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