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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악재 도미노' 조정 국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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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악재 도미노' 조정 국면인가

입력
2009.07.1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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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데 뺨 때린 격이다. 그것도 연타로….'

-50.50포인트. 13일 코스피지수의 낙폭이다. 올 들어 1월15일(-71.34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자 3월 이후엔 40포인트 이상 빠진 적이 없는 터라 충격이 더 크다. 2개월남짓 지루한 박스 장세를 연출한 코스피지수가 하루동안의 동시다발 악재로 일거에 무너지자 전문가들은 '조정 국면'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우리 증시는 유동성(돈)의 힘, 경기부양 기대 등 상승동력이 차츰 소멸되고 있었다. 2분기 실적에 기댔지만 정보기술(IT)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된 데다 3분기 이후는 안 좋을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오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더구나 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자신할 수 없는 상태.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뛰어들지 않겠다는 심리가 강했다.

한 가닥 희망이던 실적 기대조차 모래 성이 될 수 있음을 이날 시장은 여실히 입증했다. 대만(가권지수 급락)→북한(김정일 췌장암설)→미국(금융권 부실 부각)으로 이어지는 악재 도미노는 단기 이슈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 그러나 시장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크게 여파를 미칠 사항들이 아닌데도 그간 조정이 언제 올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자 매도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힘겹게 버텨왔던 우리 증시의 수급구조가 악재를 기다렸다는 듯 크게 흔들렸다는 얘기다.

실제 이날은 매도만 있고 매수세는 실종된 형국이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4,000억원 어치남짓을 팔았지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액수였다"며 "다만 '팔자'가 원체 많은데 사려는 주체가 없어서 쏟아지는 거 받아내는 것도 힘에 겨운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이날의 급락이 대대적인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태라 조정의 요건은 갖추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고(주가와 경기회복 속도간 괴리) ▦미국 금융주의 2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금융 부실 여전) ▦영국 등 유럽 상황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인식 덕에 많이 올랐지만 결국은 글로벌 경기와 동조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금비중 확대 등 보수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긍정적인 전망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열쇠는 역시 실적.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실적발표 기간인 만큼 시장의 회복 여부를 의지할 곳은 주요 기업의 양호한 실적 외에는 없다"고 했다. "추가적으로 1, 2일 조정을 받더라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선엽),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우수하게 나오고 있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박종현)이란 전망도 있다. 1,300선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도 대체로 일치한다.

1,300원대를 돌파한 원ㆍ달러 환율 역시 당분간 기업실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면 추가 상승압력이 우려된다. 최근 엿새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모양새도 심상치 않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비관론이 우세해지고 실적악화 우려감도 나오는 등 안전자산(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져 1,32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추가 악재가 없다면 1,2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라고 전망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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