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21일께 중의원을 해산하고 8월 30일 총선을 실시키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중의원 임기 만료(9월 10일)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조기 해산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날 도쿄(東京)도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차지해 전후 첫 단독 정권 교체 가능성도 예상된다.
아소 총리는 이날 자민당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간사장, 공명당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 대표를 잇따라 만나고 긴급 당 간부회의를 연 뒤 "다음 주 초에 중의원을 해산해 8월 30일 총선거를 실시한다"며 "어느 당이 국민의 생활을, 일본을 지킬 것인가를 묻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전날 도쿄도의원 선거 참패의 책임을 묻는 퇴진 여론이 확산되기 전에 서둘러 해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대의 내각 지지율로 조기 해산은 "자살행위"라며 반대하는 자민당 의원이 적지 않아 당내 갈등이 거세질 전망이다. 아소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중ㆍ참 양의원 총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온 의원들이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중의원 해산을 위해 필요한 각료회의 결정서 서명을 거부하겠다는 장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이 의회해산권을 가진 의원내각제 국가 일본에서 4년 임기 만료 중의원 선거는 전후 딱 한 차례뿐이었다. 조기 총선은 이번이 21번째다. 가장 최근인 2005년 고이즈미(小泉) 총리의 이른바 '우정민영화' 총선에서는 자민당이 중의원 전체 480석 중 단독으로 과반수인 296석을 얻어 압승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민주당이 이미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의 2배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민주당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날 사민당, 국민신당 등과 함께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총리 문책결의안을 참의원에 각각 제출하는 등 여당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