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천억원의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특히 이들은 영업확장을 위해 중국인 해커를 동원해 경쟁업체에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3일 '방가넷', '파티타임', '이지게임' 등 13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4년간 8,000억원 상당의 부당 매출을 올린 H연예기획사 대표 임모(33)씨 등 2명을 게임산업진흥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호스팅업체 대표 등 관계자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칭다오에 관리서버와 콜센터를 두고 국내 호스팅업체 서버를 이용해 2005년 9월부터 이달 7일까지 국내 최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또한 전국 2만3,500여개 성인게임방에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하루 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피의자들은 특히 유사 도박사이트가 범람해 회원유출이 일어나자 1,500만원을 주고 중국에서 조선족 해커를 고용, 올 초부터 3차례에 걸쳐 경쟁업체인 '레몬트리' 등 8개 도박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중국 본사 운영에서부터 오프라인 관리까지 총 6단계의 점조직 형태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국내 호스팅업체와 중국 호스팅업체 간 상호 서버를 임대해 IP(인터넷 주소) 식별을 어렵게 하는 방법으로 경찰 단속을 피해왔다.
아울러 계좌추적을 피하기 위해 2주에 한번 꼴로 대포통장을 바꾸고, 단속기관의 사이트 접속 차단에 대비해 수백개의 도메인을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임씨는 4년간 챙긴 수백억원의 돈으로 올 1월 유명연예인이 소속돼 있는 P프로덕션을 인수해 사업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의 사업 규모와 은밀한 운영 방식을 볼 때 추가 관련자가 있을 수 있다"며 "임씨와 알고 지내던 연예계 관계자들 중 범행에 가담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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